2016. 8. 4. 00:02ㆍ랑송 가사
樂貧歌
해주(海州)의석담(石潭)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의생활신념을
노래한 은일가사(隱逸歌辭)이다
차신(此身)이쓸데없어
성상(聖上)이 바리시니
부귀(富貴)를 하직(下直)하고
빈천(貧賤)을 낙(樂)삼아
일간모옥(一間茅屋)을 (한칸집
산수간(山水間)에 지어두고 (산좋고 물좋은
삼순구식(三旬九食)을 (한달 아홉번
먹으나 못 먹으나
십년일관(十年一冠)을 (오랜세월 갓 한번
쓰거나 못쓰거나
분별이 없어지니
시름인들 있을소냐
만사(萬事)를 다 잊으니
일신(一身)이 한가하다
장송정하(長松亭下)에 (소나무 정자아래
혼자 앉아 파람하니 (휘파람
호리건곤(壺裏乾坤)에 (늘 술에 취한듯
석양이 거의로다 (하루가 짧구나
일흥(逸興)을 못이겨 (아주 흥겨움
달발을 높이걸고 (달발/달뿌리풀로 만든 발
원근산천(遠近山川)을 (멀고 가까운 아름다운 산천을
일망에 다 들이니 (한눈으로 훑어보니
지세(地勢)도 좋거니와
풍경(風景)이 그지없다
하목(霞鶩)은 제비(齊飛)하고 (노을은 가지런하고
수천(水天)이 일색(一色)인제 (수면과 하늘이
남북촌(南北村) 두세 집이
모연(暮烟)이 잠겨세라 (저녁 연기
삼산(三山)이 어드메요 (삼신산/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방장산.영주산
무릉(武陵)이 여기로다 (별천지
무심(無心)한 구름은
취수(翠峀)에 걸려있고 (푸른산 봉우리
유의(有意)한 갈메기는 (간절한 마음
백사(白沙)에 버려있다 (깨끗한 모래알 처럼
아침에 캐온 취를
점심(點心)에 다 먹으니
일없이 노닐면서
석조를 말녀하야 (저녁준비
갈건(葛巾)을 기우 쓰고 (두건
마의(麻衣)를 님의차고 (삼베옷
낙대를 둘러메고 (낚싯대
조대로 내려가니 (낚시터
흐르는 이 물결이요
뛰노는 이 고기로다
은린옥척(銀鱗玉尺)을 (한자되는 아름다운 물고기
버들움에 꿰어들고
낙조강호(落照江湖)로 (저녁노을
적막(寂寞)히 돌아오며 (쓸쓸히
산가촌적(山歌村笛)을 (대나무 피리
어부사(漁父辭)로 화답(和答)하니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대부 굴원이 지은 작품 시나 노래로 대화 형식
서호(西湖)매학(梅鶴)은 (선현들의 은거지/매화/학(깨끗함
겨루지 못하여도
증점(曽點)영귀(詠歸)야 (공자의 한 제자/만년 사는 거북
이에서 더 할소냐
기산(箕山)영천(頴川)에 (중국 하남성 등봉현 남동쪽 산
소(巢)허(許)의 몸이되야 (요 때에 소부와 허유 은자(隱者)숨어 살았음
천사(千駟)를 냉소(冷笑)하니 (수레의 말도 비웃으니
만종(萬鍾)이 초개(草芥)로다 (하찮은 풀
내살림 살이가 담박(淡薄)하니 (초라
어느 벗이 찾아오리
와준(瓦樽)에 익은 탁주 (토기술통
박잔에 가득부어
청풍(淸風)에 반취(半醉)하고 (맑은바람에 반취하고
북창하에 누었으니 (창가에
무회씨(無懷氏)적 사람인가 (어느때
갈천씨(葛天氏)적 사람인가 (삼국시대
인간(人間)풍우중(風雨中)에 (인간사
어지러운 기별(奇別)을 (세상사
아는듯 모르는 듯
누우면 잠이요
깬후엔 일어앉아
황정경(黃庭經)손에쥐고 (부채
자지곡(紫芝曲)노래하니 (도교에 쓰는 경문/경전
사호(四皓)가다섯이요 (진시황때 진시성 상산에 은거/동원공.기리계.하황공.각리.선생
삼은(三隱)이 넷이로다 (포은 정몽주.목은 이색.야은 길재
도도(滔滔)한 흥미(興味)를 (감흥이 북받쳐
다툴 이 뉘 이시리
낙락(落落)운종(雲踵)을 (즐거운 내 발걸음
좇알 이 뉘이시랴
역대(歷代)를 안감(按鑑)하야 (대대로 거울삼아
옛사람 헤아려하니
주시(周時)여상(呂尙)은 (주나라 태공
위수(渭水)에 고기 낚고 (황허강
한대(漢代) 제갈(諸葛)은 (한나라 제갈
남양에 밭을 가니 (삼국시대 남양땅에 은거
이 아니 그 땅이며
내 아니 그렇던가
사람이 고금(古今)인들 (예나 지금이나
뜻이야 다를손가
부귀(富貴)를 다 잊으니 (벼슬.영화
영욕을 모를로다 (치욕
호초(狐貂)를 못 입거니 (여우.족제비.가죽옷.
폐포(弊布)를 부끄러워 하랴 (해진 옷
황비(篁扉)의 벗님내야 (짚신 신고 피리부는 벗
이 내 시비(柴扉) 웃지마라 (섶.풀가지로 엮은 사립문
청운(靑雲)은 저 즐겨도 (높은 벼슬
백운(白雲)은 내 좋아라 (자연
죽장망혜(竹杖芒鞋)를 본대로 짚고 (대지팡이 짚신
천산(千山) 만수간(萬水間)에 (아름다운 금수강산
싫도록 오며가며
있으면 죽이요 없으면 굶을망정
값없는강산풍월(江山風月)과 (욕심없이 아름다운 자연
함께 놀자 하노라
지은이
율곡(栗谷)이이(李珥)
출처:이율곡 필사본 잡가(雜歌)
**우측 해석은 다를수가 있음을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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