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한국의 얼 충성

7----나온저 금일이여----김 구
나온저 금일이여 즐거온저 오늘이여
고왕금래에 유없은 금일이여
매일이 오늘 같으면 무슨 성이 가시리
지은이 / 김 구金毬 (1488~1534).
자는 대유大柔, 호는 자암自菴.
김굉필金宏弼의 문인으로, 부제학을 지냈다.
기묘사화己卯士禍 때에 조광조趙光祖와 함께 하옥되었다.
전라도 해남海南 등지로 15년 동안 귀양살이 하면서
화전별곡花田別曲을 지었다.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였는데
그가 그것을 슬퍼해서 흘린 눈물 자리에는
풀이 안 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선조 때에 이조참판을 추증 받았다.
말 뜻
나온저 : 즐겁도다! '나온' 은 '라온으로도
'즐거운'의 옛말 '~저'는 '~도다, ~로구나,
것이여,를 의미
고왕금래 古往今來 : 고래古來로. 옛부터 오늘까지.
성이 가시리 : 성가시겠는가?
깊은 밤, 옥당玉堂에서 지은이(金逑) 글 읽는 소리를 듣고
중종 임금이 술을 내리면서 시를 지어 보라고 한데 감격하여,
그 자리에서 지어 바쳤다는 시조 [두 수] 중의 하나이다.
즐거운 오늘이여!
고금에 유례가 없는 영광의 오늘이여!
매일이 오늘 같기만 하면 무슨 성가실 일이 있겠는가?
임금의 은혜에 감격하는 모습의 약동하는 표현이다.
'생애 최고의 날'이라는 감격을 격정적으로 읊어
호소력이 있다.
중종은 명군名君 성종의 둘째 아들,
폭군 연산군의 뒤를 이어 적폐를 개혁하고,
근 40년간이나 선정을 베푼 어진 임금이다.
현량과賢良科를 베풀어 문벌세가의 횡포를
막기에도 힘을 썼다.
청년시절 연산군 치하에서 지내온 김 구金逑가
새로운 현군을 맞이하여 백성의 숭앙을 받는 임금의 남다른
총애에 대한 감격에 각별한 데가 있을 것이 아닌가.
다른 시조 하나는
----오리의 짧은 다리---- 김 구
오리의 짧은 다리 학의 다리 되도록에
검은 가마귀 해오라비 되도록에
향복 무강하사 억만세를 누리소서
말 뜻
해오라비 : 해오라기의 옛말.
향복무강享福無彊 : 끝없이 오래오래 복을 누림.
오리의 짧은 다리가 학의 긴 다리만큼 되도록,
검은 까마귀가 (늙어서) 흰 해오라기가 되도록,
억만 세를 사시고 길이 만복을 누리소서.
현재 우리가 부르고 있는 애국가,
고려가요의 '정석가鄭石歌' 등이 대표적.
불가능한 현상을 제시하고 절대성을 강조
비 현실적인 과장이라 하겠지만,
일종의 염원 같은 것이 깃들어 있음을 평가해야 한다.
같은 맥락의 시
천세를 누리소서 만세를 누리소서
무쇠 기둥에 꽃 피어 열음 열어
따들이도록 누리소서
그밖에 억만세 외에 또 만세를 누리소서
말 뜻
천세千歲 : 천 살
누리소서 : 무궁토록. 향유享有하소서.
열음 : 열매.
같은 맥락의 시
무쇠 기둥에 꽃이 피어 열매가 열어서
그것을 따 들이도록 길이길이
영원무궁토록 행복하게 사시옵소서.
현량과賢良科 : 1517년 조광조趙光祖의 인재 선발 방식
덕망과 학문이 뛰어난 사람 추천
마지막 단계 임금이 직접 시험을 통해 인재를 선발
기묘사화己卯士禍 : 현량과 폐지
정치적 사건으로 조광조 유배 뒤 사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