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얼 충성 13

----방안에 혓는 촛불---- 이 개
방 안에 혓는 촛불 눌과 이별하였관데
겉으로 눈물지고 속타는 줄 모르는고
저 촛불 날과 같아여 속 타는 줄 모르도다
지은이 / 이 개李塏(1417~1456).
자는 청보淸甫, 호는 백옥헌白玉軒.
이색李穡의 증손으로 사육신의 한 사람.
집현학사로 훈민정음 창제에도 참여하였으며,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혹독한 고문 끝에 죽었다.
시문이 정갈하고 글씨도 잘 썼다.
뒤에 이조판서에 추증되었다.
말 뜻
혓는 : 켜져 있는. '혀다' 와 '켜다' 의 두 가지로 변한 말.
눌과 : 누구와.
이별하였관데 : 이별하였기에.
같아여 : 같아서.
감 상
방안에 켜져 있는 저 촛불은 누구와 이별을 하였기에
겉으로는 눈물을 흘리고 속이 타 들어가는 줄을 모르느냐.
그것은 꼭 속이 타서 눈물짓는 나의 신세와 같구나!
영월 땅에서 고생하시는 어린 단종 임금을 생각하면
속이 타서 견딜 수가 없구나.
이른바 '촉루가燭淚歌'라고 불리는 이 시조는
지은이가 영월 산골에서 귀양살이하는 어린 단종을
생각하여 눈물짓고, 애간장을 다 태우는
안타까운 심정을 남몰래 읊은 것이라고 한다.
비유가 기발하고 재치가 넘친다.
"겉으로 눈물지고 속 타는" 촛불,
심지가 타 들어가면서 겉으로 촛농이 흐르는 모양을
이렇게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고요한 밤을 비추는 조용한 촛불은 사람을 명상의 세계로,
영혼의 세계로 몰아간다.
그래서 이런 가작이 태어난 것이리라.
세종의 유탁遺託을 받들어
단종의 개인 교사로 스승과 제자사이
이것이 사육신의 중요한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