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얼 충성 15

----벽상에 돋은 가지---- 이 화진
벽상에 돋은 가지 고죽군의 2자로다
수양산 어디 두고 반벽에 와 걸렸는가
이제는 주무왕 없으니 하마 난들 어떠리
지은이 / 이화진李華鎭(1626~1696)
자는 자서子西, 호는 묵졸재默拙齋.
숙종 때에 병조참의 우부승지를 지냈으며,
여러 지방관을 지내는 동안 선정을 베풀었다.
시부詩賦에 능하였다.
말 뜻
벽상壁上 : 절벽 위.
고죽군孤竹君의 2자二子 : 고죽군은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아버지 이고
2자는 二子는 고죽군의 두 아들을 말하므로 백이와 숙제.
수양산首陽山 : 중국 산시 성에 있는 산인데,
백이숙제가 이 산속에서 고사리를 캐어 먹으면서
살다가 굶어 죽었다.
반벽半壁 : 절벽. 낭떠러지.
주무왕周武王 : 주나라의 무왕.
은殷나라의 폭군 주를 치고 주紂나라를 세웠다.
고죽군은 그것을 말리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고,
백이숙제는 주나라의 녹을 안 먹으려고
수양산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하마 : 벌써. 이제는.
감 상
절벽 위에 돋아 있는 저 나뭇가지는
주무왕이 은나라를 칠 때,
죽음으로써 말린 고죽군의 두 아들 백이와 숙제로다.
수양산을 어떻게 하고 이 절벽에 와서 걸려 있느냐.
이제는 주무왕이 없으니 다시 살아난들 어떠하랴.
절벽에 난 외로운 나뭇가지를 보고 백이숙제의 비운의
역사를 연상한 것이리라.
우리나라 산에는 큰 바위 벽에 고고히 서 있는
소나무가 많은데,
외국 사람들 눈에는 그것이 신기하기
그지없게 비치는 모양이다.
시인의 눈에는 시의 소재가 아닌 것이라고는 없는 법인데,
하물며 이런 경관이 시가 아니 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