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5 오늘도 여러 날 째 杜門不出 연이틀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 뒷 산은 안개만 자욱하고 오늘따라 고요함 속에 빗소리만 요란하다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젖어버린 둥지 속에 아직도 머리를 박고 있나 보다 비 오는 날 찾는 이도 없을 테고 나 또한 갈 곳도 없으니 나는 들창 너머로 안개 자욱 숲 속 둥지 안에 너의 포근한 가족을 상상하고 너는 둥지에서 빈둥거리며 허송세월 보내는 나를 보며 幽閑(유한)=閑暇(한가)한 하루를 보내보자. 그윽하고 한가함 비내리는 토요일 오후의 낙서 2021. 6. 12. 白花 꽃 중의 꽃 봄 빛에 피었다 지는 꽃 너희들 아름답다고 너무 자랑하지 마라. 긴 세월 인고의 시간 인생의 삶 속에 피어나는 자연 풍미의 흰머리로다. 꽃은 짧은 순간 관심받지만 황혼으로 가는 노년의 인생은 오늘도 아름다워져 간다. 百連句(珠玉 詩) 중에 花 衰 必 有 重 開 曰 화 쇠 필 유 중 개 왈 人 老 曾 無 更 少 年 인 노 증 무 갱 소 년 꽃은 쇠하면 다시 빛남이 있으나, 사람은 늙으면 다시 소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人生아! 허둥지둥 숨 가쁘게 내달았던 겁 없이 지내던 젊은 청춘이 그립지만 걸어온 길만 보지 말고 가야 할 길을 보라 해넘이 인생이라도 남아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 있지 않느냐. 한 세상 사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한밤이 지나고 나면 동창이 밝사오니 하루하루는 갈림길 연속이다 지.. 2020. 10. 31. 빈집 빈집 사립문 넘어 계절이 찾아 들면 그리움 가득 배인 빈 집에 무허가로 거미가 집을 짓고 있다 마당을 가로 지르고 선 빈 빨래줄 외롭게 받치고 서 있는 긴 바지랑대에 빨간 고추잠자리 요리 조리 고개를 갸우뚱 게~ 누구 없소~! 뒤안 돌담 끝에 감나무 한 그루 따가운 가을 햇살에 상기되는 떫은 감 성질 급한 놈 지붕으로 뛰어 내린다. 자연의 향기 가득한 푸른 무대에 귀뚜라미 공연이 뚝 끓기고 무단점령으로 자유를 누리던 잡초들은 요란한 쇠바퀴에 무참히 죽어간다. 와~루~루~! 지난 세월의 아픔들 잘 지켜준 버팀목 그리운 정이 가득했던 집 처참히 혈관들이 끓어지고 있다. 손 때묻은 향기로운 정이 담긴 장독대와 어머님은 어디로 모두 떠난 빈자리에 그리움만 맴도네. go go 고령화 시대 해를 거듭할수록 실버(노.. 2020. 10. 7. 靜寂정적 가을 한낮의 날씨가 바뀌나 보다 산천의 색깔이 변하는가 싶더니 살갗을 스치는 공기가 가벼워졌네 가는 세월 잡지 못 해 매미들은 때거지로 울어 싸 코 덩달아 늙은이 손 놓고 멍하니 하늘이 높아지나! 내가 작아지나!? 넋 나간 듯 靜寂에 잠기네 靜寂/고요하고 쓸쓸함 友님들 건강을 祈願합니다 2020. 9. 19. 하루 새벽녘 안갯속에 기침하고 담쟁이넝쿨 사이 달빛을 등불 삼아 하루하루 조촐히 보내면서 예 까지 왔네 세월 구비구비 넘다 보니 몇 구비 남지 않았네 그려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네 한 人生 왔다 가는 것이 먼 산등성이 넘어가는 바쁠 것 하나 없는 석양의 뜬 구름 하나 스러지는 것 같구나 오늘 또 하루 잘 쉬었다고 달빛에 고마움 전하며 동녘의 해야 더디 솟아라 또 하루 이별이 싫더라. 2020. 7. 29. 님아 보름달 뒷 산에 떠오른 달 넌 참 한결같다 나도 너처럼 한결같다만 그런 내가 싫었나 먼저 떠난 님아 넓은 하늘이 싫더라 빈 허공에 덩그러니 보고픈 맘 설은 눈물 뿐이네 달아달아 밝은달아하루하루 변해가도 이내맘은 그대론데 저기저기 저달속에 내님얼굴 박혔으니 그달따다 눈에담고.. 2020. 2. 8. 이전 1 2 3 4 5 6 7 ··· 16 다음